
※ 이 글은 대전 지역에서 18년째 장례지도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유가족을 상담해온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글쓴이 소개 보기
장례식장에서 마지막 발인날이 되면 유가족분들에게 바쁜 아침이 됩니다. 아침 일찍 고인분께 상식을 드리고 이제 화장장이나 장지로 출발을 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막상 관을 모시고 집이나 장례식장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오면 "이제 정말 가시는구나"하는 실감이 한꺼번에 몰려오거든요, 유가족분들이 가장 크게 통곡이나 오열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발인제는 관을 운구차(또는 상여)로 옮긴 직후, 장지로 출발하기 바로 전에 지내는 마지막 제사입니다. 현대에는 리무진이나 장의 버스에 관을 옮긴후 이 제사를 마쳐야 비로소 고인이 빈소를 떠나 장지로 향하게 됩니다.
직접 현장에서 발인제를 안내하다 보면 특히 겨울 발인일 때는 새벽 공기가 유독 차가워서, 상주분들이 그 추위마저 잊고 오열하시며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지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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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의 목차
1. 발인과 발인제란 무엇인가
2. 발인 당일 진행 순서
3. 발인제 순서와 축문
4. 종교별 발인 의식 비교
5. 요약 및 주의할 점
6.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7. 참고 자료
발인과 발인제란 무엇인가
발인(發靷)이라는 말은 상엿줄(靷)을 발(發)한다, 즉 상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나왔습니다. 요즘은 상여 대신 리무진이나 운구차를 쓰지만, 관을 모시고 장지로 떠난다는 본질은 그대로거든요. 발인제(發靷祭)는 이 출발 직전에 "이제 정말 마지막 길을 떠나십니다"라고 고하는 절차입니다.
전통 예법에서는 발인제를 견전(遣奠)이라 부르기도 했는데, 보내드리는(遣) 제사(奠)라는 뜻입니다. 시대가 흐르면서 이 견전이 지금의 발인제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옛날에는 이 절차가 상당히 길고 격식이 까다로웠지만, 요즘은 장례식장 일정에 맞춰 짧고 간결하게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발인 당일 진행 순서
발인 당일 아침은 천구(遷柩, 관을 상여나 리무진으로 옮기는 절차)부터 시작합니다. 관을 옮기고 나면 그 옆에 영좌를 다시 마련하고 발인제를 지내는데, 상주가 분향과 헌작을 하고 축문을 읽은 뒤 모두 두 번 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발인제가 끝나면 영정사진과 위패 혼백을 모시고 화장장 또는 장지로 출발합니다.
발인제가 끝난 뒤 관을 옮기실 때는 보통 머리 쪽부터 앞서 나가도록 하는데, 이는 고인이 집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얼마 전 모셨던 발인에서는 고인이 평생 몸담으셨던 재래시장 상인회에서 노제를 청해오신 적이 있습니다. 리무진이 시장 골목 어귀에 잠시 멈추자 상인분들이 나와 잔을 붓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시더라고요. 노제(路祭)는 이렇게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장소를 지날 때 잠시 멈춰 지내는 약식 제사인데, 요즘은 생략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유족이 원하시면 충분히 진행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현대에는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오랜시간 머물다가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아서 발인제를 마치고 고인의 자택에 들러서 마지막으로 고인께서 평소 지내시던 곳을 방문하여 위로해 드리고 장지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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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인제 순서와 축문
전통 유교식 발인제는 참신(參神, 영정을 향해 절하는 절차)으로 시작해서, 강신(降神)으로 고인의 혼을 모신 뒤, 헌작(獻爵)으로 술잔을 올리고, 독축(讀祝)으로 발인 축문을 읽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사신(辭神)을 하며 마무리하는데, 성복제와 큰 틀은 비슷하지만 축문의 내용이 다릅니다.
축문은 보통 축관이 대신 읽어드리지만, 상주가 직접 읽기를 원하시는 경우도 많아서 미리 장례지도사와 상의하시면 좋습니다.
▶발인 축문 - 한문 원문 및 독음
靈輀旣駕 往卽幽宅 (영이기가 왕즉유택)
載陳遣禮 永訣終天 (재진견례 영결종천)
▶ 한글 현대어 해석
영구가 상여(리무진)에 올랐으니 이제 그윽한 유택으로 가시려 합니다. 보내드리는 예를 갖추어 올리오니, 이승에서 영원히 이별을 고하나이다.


한문 그대로 읽기 부담스러우시면, 이 한글 뜻만이라도 마음에 새기고 절을 올리셔도 충분합니다.
종교별 발인 의식 비교
기독교 가정에서는 발인제 대신 발인예배를 드립니다. 찬송과 성경 봉독, 목사님의 설교와 기도로 이루어지고, 분향 없이 헌화로 고인을 배웅하죠. 발인예배에서는 가족과 조문객이 함께 찬송을 부르며 고인을 배웅하는데, 종교색이 짙은 만큼 준비한 찬송가를 미리 안내해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천주교에서는 장례미사를 마친 뒤 고별식을 진행하는데, 유족들이 촛불을 들고 관 주위에 둘러서서 사제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방식입니다. 고별식에서는 신자분들이 고별 노래를 부르는 가운데 유족과 친지들이 관 앞에 나와 분향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합니다.
불교에서는 발인재를 지내며 스님의 독경과 함께 운구를 시작하는데, 이 과정을 이운(移運) 의식이라고 부릅니다. 이운 의식에서는 스님의 독경이 이어지는 동안 유족들이 합장하며 뒤따르는데, 사찰에 따라 절차가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사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요약 및 주의할 점
발인제는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 안팎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유족 입장에서는 이 짧은 시간이 가장 무겁게 느껴지실 겁니다. 관을 옮기고 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 나기 때문이겠죠.
발인제를 마치면 장지로 이동해 화장이나 매장 절차가 이어집니다. 발인제를 무사히 치르고 나면, 유족들은 장지에서 돌아와 삼우제를 준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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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Q. 발인제와 영결식은 같은 건가요?
A.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영결식은 고인과의 마지막 작별을 기리는 현대적 의식 전체를 가리키는 말에 가깝고, 발인제는 운구 직전에 지내는 전통적인 제사 절차를 뜻합니다. 요즘은 두 절차를 합쳐서 한 번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노제는 꼭 지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노제는 필수 절차가 아니라 유족의 선택 사항입니다. 고인과 인연이 깊은 장소가 있거나 유족이 원하실 때만 진행하시면 되고, 생략해도 예법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Q. 화장을 하는 경우에도 발인제를 지내나요?
A. 네, 화장을 하더라도 관을 리무진으로 옮긴 뒤 화장장으로 출발하기 전에 발인제를 지내는 것은 동일합니다. 다만 매장에 비해 절차가 간소화되는 경우가 많고, 화장장 예약 시간에 맞추다 보니 발인제 자체도 비교적 짧게 마무리하는 편입니다.
Q. 발인제에 상주 외의 가족도 절을 해야 하나요?
A. 네, 발인제에서는 상주뿐 아니라 자리에 있는 가족과 친지 모두 함께 두 번 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연로하시거나 거동이 불편하신 분은 굳이 무리해서 절하지 않으셔도 예법상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Q. 발인제 비용은 장례비용에 따로 포함되나요?
A. 발인제 자체에 별도 비용이 청구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장례식장 상례 진행 비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노제를 별도로 진행하시거나 종교의식을 추가하실 경우 관련 비용이 추가될 수 있으니 미리 장례식장과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자료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한국학중앙연구원) - 발인(發靷) 항목
한국민속대백과사전(국립민속박물관) - 상례(喪禮) 항목
※ 본 콘텐츠는 장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작성된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정보 공유 글입니다. 개개인의 상황이나 환경에 따라 기준은 달라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장례 준비 시에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하여 진행하시기를 권장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