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 장례지도사가 며칠 전 겪은 상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택에서 부모님을 떠나보내는 일은 병원과 달리 예상치 못한 절차가 뒤따를 수 있는데, 이번 사례가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남의 일 같지만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상황이라 기록으로 남겨 두려 합니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자택에서 사망
옥천에 사시는 어르신이 돌아가셨는데, 며칠 전부터 가슴에 통증이 있다고 "아이고, 답답해" 하면서 가슴을 치고 다니셨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들이 병원에 가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다가 그날 저녁 돌아가셔서 상을 치르셨다고 합니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에게 가슴 통증은 심장 문제의 중요한 신호일 수 있어, "괜찮다"는 말씀만 믿지 말고 가급적 빨리 병원 진료를 받아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병원 진료 기록이 남아 있었다면 이후 절차가 훨씬 수월했을 상황이었습니다.
왜 5일장이 되었나
그런데 이 어르신은 5일장을 치르셨다고 합니다. 집에서 돌아가셨는데, 아들이 장례식장에 미리 전화해서 워낙 연로하셔서 돌아가셨다고 하며 운구차를 보내 달라고 하는 사이, 여동생의 딸(조카)이 경황이 없어 119에 신고를 하였다고 합니다. 119에서 와 보니 이미 사망하신 상태라 112에 신고했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게 되었습니다.
가족은 장례를 대전에서 치르고 싶어 대전으로 모실 예정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하기는 어렵고 옥천 관내 장례식장 안치실에 모시고 있다가 경찰의 지휘가 떨어지면 옮길 수 있다고 하여, 대전으로 모시지 못하고 옥천 소재 장례식장에 안치하였다고 합니다.
자택에서 지병 확인 없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경우, 119가 출동하면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아 자연스럽게 경찰에 인계되는 절차가 진행됩니다. 이때부터는 유족의 뜻대로 곧바로 원하는 지역의 장례식장으로 옮기기가 어려워집니다.
가슴의 멍이 부른 부검 지휘
안치하고 몇 시간이 지나자, 세상에, 그 어르신이 가슴이 답답하다며 손으로 가슴을 친 자리에 멍이 든 것이 발견되어, 관할 경찰서에서 시신을 부검하도록 지휘가 내려왔고, 부검을 마친 뒤 장례를 모시느라 5일장이 걸렸다고 합니다.
고인이 스스로 가슴을 쳐서 생긴 멍이었지만, 겉으로 드러난 외상은 사망 원인을 명확히 하기 위해 부검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부검이 결정되면 검사 지휘와 절차에 시간이 걸려, 장례 일정이 이렇게 며칠씩 늦춰지는 것입니다.
남은 가족들 사이에 생긴 갈등
가족들 간에도 다툼이 생겼습니다. 큰아들은 내가 알아서 장례식장에 모시려고 했는데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아버지가 평소에 심장이 안 좋아서 그런 적이 많아 그러려니 했고, 연세가 90세가 넘으셨으니 노환으로 병사(病死) 사망진단서를 받아 원만하게 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따님이 119에 신고하는 바람에 일이 커져서, 모시고 있던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고 아버님을 부검까지 해서 시신을 훼손하게 만드냐며, 경찰 쪽에 부검을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사인을 밝혀야 한다며 부검을 꼭 해봐야 한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토요일에 돌아가셨는데 주말 내내 그 일을 겪고, 월요일에 부검을 마친 뒤 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해 3일장을 치르셨습니다.
돌아가신 날부터 발인까지 닷새가 걸린 셈이니 사실상 5일장이 된 것입니다. 이런 갈등은 누구의 잘잘못이라기보다, 자택 사망 시 절차를 미리 알지 못해 벌어지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따님 가족의 후회와 상처
따님 가족은 큰아들과 크게 싸워서 장례고 뭐고 집으로 돌아가시며 다시는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고, 큰아들은 큰아들대로 내가 여태 모시고 있었는데 무슨 큰 죄를 지은 사람으로 만들어 놨다며 심하게 다투었다고 합니다. 큰딸은 내가 왜 그랬을까, 오빠가 알아서 잘 할 것을 그냥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 하며 뒤늦은 후회를 하더랍니다.
상을 당한 순간에는 누구나 경황이 없어 판단이 흐려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가족끼리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자고 미리 이야기를 나눠 두는 것만으로도 이런 상처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입관 당시 시신은 부검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온전하지 않았고, 가족들 마음도 심란하여 장례를 치르고 모시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합니다. 부검은 사인을 밝히는 데 꼭 필요할 때가 있지만, 고인의 마지막 모습과 유족의 마음에 적지 않은 부담을 남깁니다. 그렇기에 명백한 자연사라면 불필요한 부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처음 대응을 신중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종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보통 병원에서 돌아가시게 되면 이런 일이 발생할 일이 없지만, 자택에서 돌아가시게 되면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택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가족들끼리 사전에 준비를 좀 더 철저하게 해야 하고, 특히 혼자 계시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줄도 모르고 늦게 발견되어 시신이 부패되는 일까지 심심치 않게 접수됩니다.
홀로 지내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에 안부 전화를 드리거나 가까운 이웃과 연락망을 만들어 두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요즘은 지자체의 안심 돌봄 서비스나 통신사 안부 확인 서비스도 있으니 함께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택에서 임종하셨을 때 올바른 대처 순서
부모님께서 연세도 있으시고 노환으로 집에서 편안히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자식 된 도리이겠지만, 자택에서 돌아가시게 되면 일단 가족들이 모여 임종을 잘 지켜본 뒤, 장례식장에 연락하여 운구하고, 이후 장례식장을 통해 사체검안서를 받으시는 절차가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정말 타살이 의심되거나 전혀 돌아가실 상황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경우라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고 적법한 절차대로 진행해야 합니다. 즉, 오랜 지병으로 예견된 임종이라면 당황해서 무조건 119부터 부르기보다 장례식장에 먼저 연락해 안내를 받는 편이 혼선을 줄입니다. 다만 지역과 상황에 따라 절차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관할 장례식장이나 경찰에 정확히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이런 세부적인 내용은 일반적으로 자주 겪는 일이 아니다 보니, 막상 돌아가신 분을 보게 되면 부모님이시기에 당황하게 되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앞이 안 보일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일을 많이 겪는 저희 장례지도사의 경우도, 가장 처음 단계인 사망 확인과 접수가 제일 까다롭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평소 믿을 만한 장례식장이나 장례지도사의 연락처를 하나쯤 알아 두시면, 그 순간 조금이라도 침착하게 안내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편안하게
이 어르신은 5일장을 치르셨지만, 그래도 마지막에는 먼저 돌아가신 어머님 곁으로 잘 모셔 드리니 그제야 가족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셨다고 합니다. 장례는 떠나신 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남은 가족이 마음을 추스르고 서로를 다독이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훗날 비슷한 상황을 맞을 분들께 작은 준비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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